모든게 흑백으로 보이는 이 세계에서 한 마리의 너구리는 몸을 웅크릴 수 밖에 없었다. 짦은 주기로 찾아오는 복통에 그 누구보다 사람다운 말을 하던 주둥이는 짐승 같은 끙끙 소리가 절로 나왔다. 누구보다 짐승새끼처럼 시꺼먼 앞발이 기형아처럼 튀어나온 배를 몇 번이고 쓸어보지만 결국 너구리의 가랑이에선 팍 하고 물풍선이 터지는 듯한 물소리와 함께 줄줄줄 양수를 흘렸다.
너구리는, 이 세상 유일하게 개조된 라쿤인 로켓은 이제야 시작되는 진통과 출산에 뾰족한 어금니가 자랑인 주둥이에 힘을 주었다. 그 너구리가 끙끙거리며 핏덩이를 낳을 때까지 소형 우주선 넘어 세계는 매마른 나무들과 사막들 만이 요란한 바람 소리를 내지를 뿐이였다. 몇 번이고 기절할 것 같은 너구리의 적갈색 눈동자에는 유영하는 물고기마냥 흐르는 별들 만이 너구리의 힘겨운 싸움을 바라보았다.
어지러워지는 정신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로켓. 밝고 장난 스레 올라가는 상냥한 톤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 때, 그 때 자신은 처음으로 내 이름이라고 정했던 그 단어가 화약과 폭발이 아닌 다른 빛깔로 반짝 거릴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 목소리만큼 밝은 갈색 머리와 먼 추억 속에 본 호수색과 같은 눈동자가 자신을 향해 접히던 그 표정까지 화약처럼 터지는 반짝거림에 눈을 못 떼는 자신 답게 한 없이 그에게 사러 잡혔다. 목소리도 이름 뿐만이 아니였다 열받고 좆같을 때 빼고는 항상 자신을 보고 로켓이라 부르며 스스럼 없이 때리고 내팽겨치지 않았다. 설치류라는 둥 짐승새끼라는 둥 괴물이라는 둥 하등 종족이라고 비하하기 보단 키가 작은 자신과 눈을 맞추고 내 스스로 만든 반짝거리는 발명품에도 대단하다면서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스타 로드라는 이름 답게 모든게 반짝거리는 그였기에 자신은 그렇게 부정하고 열받게 하던 개과 표유동물 답게 빌어먹을 정도로 그에게 모든 것을 줘버렸다. 처음은 눈 이였고 그 다음은 앞 발 이였고 그 다음은 항상 쑤심을 당한 상처투성이 머리였고 그 다음은 한번도 그 누구에게 준 적 없는 마음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것은 불보듯 뻔했다. 다행이인지 아님 끔찍한 것인지 그 스타로드라는 반짝이는 사내도 같은 마음이였던 것인지 자신의 마음을 가져간 것도 모잘라 남아있는 육신까지 서로와 함께 섞이길 원했다. 그 후희 끝은 인간형도 아닌 징그러운 털로 뒤덥힌 자신을 품에 안았다. 아직 남아있는 열기로 후끈거리고 끈적거리는 땀이 남아있는 가슴팍에 안겨 자신만큼 뜨겁게 열이 오른 그 팔이 무식하게 기계가 박힌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사랑해 로켓. 들리는 그 목소리에 빼앗긴 마음이 뛰었고 서글픔에 눈가가 시큰 거렸다. 이 순간이 영원하길 빌면서 이 사고가 신체개조를 당했던 끔찍한 기억만큼 빨리 잊어버리를 바라왔다
곧 싫든 좋든 이 모든 것들을 끝내야할 상황이 왔다.
개또라이들과 개병신들로 이루워진 하프월드에서 어떻게 마개조 했는지 너구리 뱃속에 하프테란의 씨가 자리잡았다니 이 미친 상황을 누가 알아줄까? 한 평생 당연하다 생각한 성정체성이 틀렸다는 것 보다 자신의 뱃속에 있는 이 씨앗이 스타 로드 라는 이름 답게 반짝거리는 보물인지 아니면 자신을 닮은 쓰레기 괴물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이 겁이 났었다. 그리고 현상금 사냥꾼 로켓 라쿤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정도로 자신은 임신이란 몸의 변화를 알자마자 충동적이게 잔다르에 정박하자마자 단 하루만에 작은 소형선을 타고 먼 우주로 날아가버렸다.
어떤 갤럭시를 유영하는 지도 어떤 행성에도 정박한지 몰랐다. 잔다르에 버리고 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맴버들의 걱정을 태교삼아 떠올리고 특히나 엄청 화가나 길길히 날뛰었을 스타로드의 얼굴이 떠올라 클클클 웃다가 괴물처럼 부풀어가는 배를 감싸안았다. 그리움에 미칠 것 같아서, 얼마 없는 추억을 회상할 때면 당장 이 씨들이 내 뱃속에 빠져나와 없애버리고 싶었다. 빨리 이 괴물들을 없애야 다시 만날텐데 가서 그래야 새로 들어온 맴버들 방도 꾸며주고 밀라노 안에 있는 무기들도 손 봐야 하고 운전 시스템도 오류 투성일 텐데 특히 그 mp3인가 뭔가 하는 것도 그 반푼이 손에 한번 쯤 부셔먹었을텐데...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좆같았던 기다림의 산물을 없애는 날이였다. 억지로 개복도 마음대로 못하는 자신의 몸뚱이를 향해 욕설 몇 번 씹어 뱉어내며 빠져나오는 핏덩이들을 잡아 뽑는다.
걸핏하면 죽여버려야지 죽여버릴거야. 하고 종기마냥 생각해서 였을까? 나온 6마리의 핏덩이들은 나름 온건한 라쿤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핏덩이 대부분이 죽어 있었다. 마지막 딸려나온 2마리의 핏덩이만이 뀽뀽거리며 어미를 찾았다. 그 핏덩이를 들었다. 양수와 피로 범벅이 된 이 아기들을 죽이기엔 자신은 너무 양심이 없는 동물이 아니였기에 자신이 첫 세상에 태어났을때 받았던 그때처럼 아기들의 양수와 피를 핣아 먹었다.
그리고 보이는 빛깔에 숨이 막힐 수 밖에 없었다.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괴물의 부산물이 아니였다. 예쁜 금발처럼 반짝거리는 옅은 갈색의 빛깔과 반짝거리는 호수 같은 눈동자가 모든 것을 얼어붙게 했다. 주륵.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 것들은 괴물이 아니였다. 그저, 그저 로켓 라쿤의 새로운 스타 로드였을 뿐이였다. 자신은, 로켓은 개조 이 후로 죽었다 깨어나도, 그루트가 한 번 죽었을 때에도 짐승처럼 울지 않겠다던 다짐을 손쉽게 허물어져 한 마리의 라쿤마냥 끙끙거리 구슬프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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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원히 ㅌㅌ 할려고 했지만 잔다르부터 라바저까지 아는 인맥 총 동원한 가오갤에게 개처럼(?) 잡혀가겠지 당연히 다들 개 뿔나나 못해 싸늘한 표정으로 로켓 맞이 하는데 교체한 개조파츠가 도드라질 정도로 미라처럼 마른 로켓 모습에 당황하면서 걱정하겠지 특히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던 성길이는 로켓상태에 억장이 무너지는 꼴을 느꼈으면 좋겠다. 결국 뭐 좀 먹고 시작하자고 그 빌어먹을 짐 보따리 좀 내려놓으라고 투덜대면서 로켓을 잡는데 움찔하고 손을 떼겠지 잡자마자 잘자던 새끼들이 깨서 뀽뀽거리며 시끄럽게 굴었을 듯ㅋㅋㅋㅋㅋㅋㅋㅋ다들 이게 뭐야??? 왠 짐승소리??? 하다 얼굴 창백해지며 누가 널 이렇게 만든 거냐고 찾아서 짤라버리겠다고 막 맴버들이 소리치겠지 무엇보다 사귀자는 말만 안했지 애인인 성길이는 밀라노라도 터트릴 기세로 길길히 날뛰다가 당장 내놓으라고 잡아 끄는데 로켓이 놔 이 새끼야 애기들 다쳐! 하고 소리치며 벗어날려고 몸부림 치다 천 사이가 벌어지고 거기에 라쿤인 것 빼고는 성길이 머리털 색이랑 눈동자를 빼다 박은 애기들이 빼꼼 고개 내밀겠지 당연히 이번엔 다른 의미로 밀라노는 조용해지고 그루트 저 새끼 잡아 하는 가모라의 말과 함께 드렉스는 열심히 갈고 닦은 쌍칼 꺼내고 요란하게 환영인사 할 듯
여담으로 더 풀자면 성길로켓 2세들은 자라면서 점점 인간형태로 자라지만 귀랑 꼬리는 그대로 남았으면 하는 솔쩍한 심정ㅋㅋㅋㅋㅋㅋㅋㅋ처음엔 애들 털 빠지는 것 보고 성길이랑 로켓이랑 애들 다 뒤지는 거 아니냐고 울고불고 동네방네 시끄럽게 굴었겠지 특히 하루에도 롤러코스테 마스터마냥 울고 화내는 분조장 로켓은 자기가 임신 했을 때 태교를 조따 병신같이 했다고 입덧 있어도 그냥 나무뿌리만 먹어서 애들이 이렇게 큰병 걸린 거라고 나머니 애들도 그래서 그렇게 죽은 거라고 패닉에 빠져서 광광 울겠지 성길이는 자기도 힘든데 죽은 애들이 있다는 말에 띠요용 상태 되고 그제야 로켓이 출산한 행성에 가서 애들 묻은 작은 나무 아래 섰겠지
그리고 그날 로켓은 또 임신합니다.
하여튼 짐승같은 성길로켓이여 ㅇ0ㅇ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자책감에 잊고 싶어서 뜨거운 밤을 보내는데 그때 덜컥 애 들어 선 것ㄷㄷㄷ 애들은 다행이 2차 성장 오면서 인간으로 탈바꿈 하는 거라고 해서 성길이랑 로켓은 안심하겠지 특히 로켓은 한낱 라쿤으로 사는 것보다 반푼이라도 테란인형태로 사는게 더 좋다는 걸 누구보다 뼈져리게 알겠지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되자 저기 금발쌍둥이 가졌을때처럼 임신초기 증상이 칼같이 나타나서 띠요옹 하는 로켓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이번엔 성길이도 눈치채겠지 왜냐면 로켓에게 눈길 한 번 놓친 적 없으니깐 그렇게 첫 임신과 다르게 빵실빵실해질 것처럼 먹고싶은 과일 이야기 하기도 전에 턱턱 사오는 성길이겠지 로켓은 첫 임신 때문인지 먹는 입덧이고 존나 성길이 수발 받으면서 라쿤새끼가 외계인들 처럼 입덧하는게 괘웃기다고 지팔자 지가 보고 웃고 성길이는 우리 로켓 어디 아픈거 없냐고 개조파츠 아프지 않냐고 엄청 쭈물거리겠지 그렇게 순조롭게 출산까지 하는데 이번에도 한 7,8마리 낳지만 반밖에 살아 남았으면 좋겠다 왜냐면 너구리인데 강제로 테란인 DNA랑 합성한 거라서 임신까지는 형태가 잡히는데 막 무뇌아로 태어나던가 기도가 없다던가 하나씩 이상하게 태어나서 죽는 거였겠지